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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인데 무술이 아냐! TV에 나오는 개그 프로에 한 대사가 생각난다. 월요일에 이가라시 선생과 고류검술을 개별 지도 받으면서 나는 검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액션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검의 극의를 모르는 사람은 검술이 그냥 영화에나 나오는 액션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막고 베는 것이 전부이다.
고대의 검술과 현대의 검도를 구별 짖는 특징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가 많다. 검술이 검도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현대의 검도는 고대의 검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다. 그냥 막고 치는 것이다.
합기도(Aikido)에서 오모테와 우라가 있습니다. 오모테는 표면, 우라는 이면을 이야기 하는데 흔히 입신과 전환으로 설명할 때가 많다. 그런 설명은 초심자에게 적당하지만 고단자에게 오모테와 우라의 진정한 의미는 따로 있습니다. 그런 깊이를 모르는 초심자를 보면서 우리는 ‘기술인데 기술이 아니야!’라고 하는 것입니다.
검술훈련을 할 때 검을 그냥 막고 베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검술이 아니고 액션이라고 합니다. 그 차이를 글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검술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세월 축적되어온 기술 중에 하나입니다. 신기 하리만큼 오묘함을 가지고 있지만 접근하고 터득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는 가장 큰 원인은 전문성입니다. 개미와 꿀벌 같은 미물이 큰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생식마저 포기하는 자기희생입니다. 인간은 이기적인 삶을 살면서도 거대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 그것입니다.
조금 안다는 것과 전문가는 다릅니다. 전문가는 부족한 자신을 알기에 부단히 노력하지만 비전문가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무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그것이 아니야!’라는 ‘같기도’라는 코메디 프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윤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