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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술
    氣位 2009. 11. 13. 14:10

     여행자유화 이전인 1989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에 일본에 시범을 하러갔다가 검술 연무를 보게 되었다. 이전까지 나는 그저 목검으로 춤을 추듯 혹은 검을 거꾸로 잡고 휘두르듯 돌려대며 영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폼을 잡는 그런 것을 검술이라고 배웠었다. 봉술이라고 하는 것도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출처가 불분명한 것을 하고 있었다. 영화에서 나온 것을 따라한 적도 많았다.


      검도 도장을 찾기 어려웠을 때에 천호동에 있던 검도 도장에서도 수련을 해봤고 서초동 삼호아파트 입구에 하나 밖에 없는 해동검법 도장에서 시작해서 유단까지 수련한 적도 있었지만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솔직히 나는 제대로 된 검술을 배운 적이 없었다. 때문에 일본에서 처음 본 검술에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후로 면허를 가지고 있는 선생에게 몇 년 동안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지만 선생은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10년 전 현대검도의 원류인 북진일도류 검술 종가가 왔을때에 한국 전통 검도라고 하는 검법 시범을 보여주었는데 보고 있던 일본지도자가 나에게 다가와 하는 말이 “옛날에 정말 저렇게 싸웠습니까?”나는 그 말의 의도가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승부를 가리는 검술에서 춤을 추듯 휘두르는 것은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진정한 검술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전혀 눈치재지 못한다. 한국은 중국 대륙을 상대로 싸웠기 때문에 동작이 크고, 일본은 좁은 곳에서 한사람을 상대하기 때문에 동작이 작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를 진짜로 믿는 학생들이 많다. 옳지 않은 것도 논리적인 설명을 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진위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린이들이 목검을 휘두르며 심신을 수양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봐 줄 수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습관을 몸에 베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머릿속에서 그려져서 나온 검술의 한계는 그런 것이다. 그중에서도 마케팅에서 크게 성공한 것도 있다.


      어느 날 검도하는 사람이 내 제자에게 합기도는 검도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 하고 있는 자도 그렇게 믿고 있는 듯 했다. 내가 하고 있는 무도가 누군가로부터 멸시 당한다는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그런 마음의 작용이 더 나은 것, 더 완벽한 것을 찾게 한다.


      일본 검술의 원류인 가토리 검술과 가지마 검술을 알게 되면서 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었고 현대검도의 원류인 북진일도류 검술을 통해서 현대 검도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정확히 알게 되었다.


      유명선생을 찾아뵙고 또 초청하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검술이 어느 검도 단체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요즘은 이전에 합기도는 검도에게 이길 수 없다고 했던 말들이 어느덧 윤관장은 일본 것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가져온다는 속 좁은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공박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좋은 것을 보면 두 가지로 드러난다. 하나는 내 것으로 만들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폄하하고 내치는 것이다. 현대검도는 고류검술에 의해 그 단점이 드러나고 고류검술은 현대검도에 의해 빛을 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고류검술은 생각도 옛날 그대로라서 제자를 대하는 스승의 태도가 정말 무섭다. 고류검술에 비해 현대검도는 비즈니스 같은 느낌을 준다. 선생에게서도 두 가지의 얼굴을 보는데 정말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로 인자하고 친절하던 선생이 검술시간만 되면 정말 무섭게 바뀌는 것을 보고 있다. 작년 봄에 이가라시 선생의 검술을 지켜보고 있던 회원 하나가 도복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사건이 있었다. 얼마나 두려웠으면...

     

      가토리 검술은 선생에게 정말 잘릴 수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게 만든다. 그만큼 엄한 것도 있지만 특별한 것을 아무에게나 가르치지 않겠다는 선생의 단호함이 있기 때문이다. 돈만 주면 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온갖 나부랭이들이 다 베울 수 있는 그런 검은 시장 잡배들이나 애꾸눈 산적들도 하는 것이다. 진정한 검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검을 다루는 선생의 태도가 좀 더 분명하고 엄해야 할 것이다.


      오늘 스가와라 선생님께서 오십니다. 모두들 똑바로++ 해 주길 바랍니다. ^^

     

     가토리 신궁에 세워져있는 가토리 검술 600년을 기념하는 탑, 하단 제일 우측에 스가와라 테츠타가 선생의 이름이 목록 위 교수면허자로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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