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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검술이다.
    氣位 2010. 1. 27. 15:52

    "많이 컸네~!" 영화 ‘친구’에서 나오는 장면 중에 하나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맞먹으려고 할 때 하는 말이다. 이전에 허지훈이라는 무에타이 선수를 하나 키우고 있을 때 일이다. 열심히 훈련하지 않는 지훈이에게 하루는 글러브를 끼게 했다. 그리고 나도 글러브를 끼고 대련을 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웬만한 스피드를 잡고 있을 때라 얼굴을 향해 뻗는 나의 발을 지훈이는 전혀 막지 못했다. 얼굴 여기저기에서 피가 나도록 맞으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따위 실력으로 훈련도 안하고 빈둥거린다고 혼낸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훈련을 받던 지훈이는 결국 참피온이 되어있었다.

     

      내가 태국에서 전적이 500전 이상 된 무에타이 선수를 붙여 주어 훈련을 시켜주었더니, 지훈이는 그 나름대로 악바리 근성을 살려서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 다시 만났는데 많이 성숙해 있었다. 나는 장난으로 한번 붙어볼까? 했더니 “관장님 나이를 생각하셔야죠, 옛날의 제가 아닙니다!” 라며 웃었다. 나도 웃으며 “짜식 그래 많이 컸다는 거지~!” 그리고 나는 목검을 잡았다. 지훈이는 아직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

     

    이후로 지훈이는 나에게 검술을 배우려고 노력했지만 먹고 살아가야 하는 일에 쫓겨서 검술까지는 배우지 못하고 마음만 가지고 미국으로 넘어갔다. 내가 목검을 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결승점을 향해 달릴 때 그냥 달리는 것 보다 사이클을 사용하면 더 쉽다. 그냥 달리려고 하니까 어려운 것이다. 승부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그동안 무에타이로 많이 다져진 지훈이를 내가 이기기는 사실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마음은 아직도 이길 것 같지만 말이다. 하하~ 그러지만 지훈이가 아직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직도 일선에서 도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승부사로 현역에 남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5년 동안 수련을 하고 있는 우리도장 김남호 선생이 아직 4급이다. 그가 북진일도류 검술을 수련한지 3년 만에 검술 3단을 받았다. 완전히 미쳐있다고 봐도 될 만큼 검술과 아이키도에 빠져있다. 그가 왜 그렇게 열심히 수련하고도 5년 동안 4급 밖에 받지 못했을까? 아마 모르는 사람은 운동신경이 없어서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검술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그만큼 몸으로 승부를 가리는 운동이 더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대충 승단시키는 국내 환경에서는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우리 오승도장은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제 좀 더 쉬운 검술에서도 일인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앞으로 경쟁해야 할 도장은 한국에는 없다. 성장하는 시간도 지금까지 몸으로 표현했던 어떤 종목들보다도 훨씬 짧은 기간이 될 것이다. 당장은 제주도 제자들과 서울의 제자들이 경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성주환 경감이 제주도로 갔으니까 더 열을 올리지 않을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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