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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장 경영
    品位 2009. 2. 25. 21:18

    도장 경영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이지만 도장도 사업이니 만큼 경영에 대한 얘깃거리는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들에게 귀가 솔깃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어서 오늘은 도장 경영에 대한 나의 견해를 올려 볼까 합니다.


    6,25사변 후 한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그 당시 대기업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몇 개 없는 것으로 압니다. 사업을 하는 업소들이 하루 평균 2,025개 업소가 망해서 문을 닫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1년에 75만 명 정도가 일거리를 잃어버리고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도장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졌다고 하더군요. 마땅한 일자리가 없고 기술도 없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이 식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식당도 적자로 마지못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극소수만이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들 먹는 것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흔히 식당을 차리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 생각하는 성공 노하우는 목이 좋은 장소에 멋들어진 시설과 뛰어난 맛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동에 가보면 좋은 시설과 뛰어난 맛으로 승부를 걸었던 식당이 1년을 못 넘기고 망해서 나가는 곳을 수도 없이 보곤 합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분비는 명동에서 시설과 맛과 서비스로 무장하고도 채 1년을 못 넘기고 업종이 바뀌는 곳이 있다라는 것입니다. 


    도장에서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아파트나 주택이 밀집되어있는 상가는 최고의 장소로 프리미엄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또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에서 선물을 주면서 도장으로 유도하는 곳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최고의 서비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도장에서는 부모를 감동시키기 위한 노력이 눈물겹도록 헌신적입니다.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도장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회원은 많은데 버스기사에 사범들 월급에 월세까지 지출을 감당하기가 힘겨운 도장도 부지기수입니다.


    이제는 조그마한 식당도 노하우 없이 시작했다간 망하기 십상입니다. 사장은 자격증이 없습니다. 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노하우를 가지고 오랫동안 유지하고 발전시키느냐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영자인 사장으로서의 진정한 자격은 설립하고 성장시키고 유지시키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200년 역사를 가진 미국을 일류국가로 성장시킨 원동력은 초기 150년 동안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인간애와 같은 ‘품성(品性)’에서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이후 50년 동안은 비즈니스적인 심리전과 마케팅으로 무장한 개인주의가 성장을 도왔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그런 테크닉적인 성장이 한계가 왔으며 미래의 희망이 안 보인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경제학자가 많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단축시키며 효율적인 관리를 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상점에서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열 개하는 미국산 명품이 별로 없는 점도 그 한가지입니다.


     도장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재고객을 만들어 내는 영양가 있는 소재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 앞에서 장난감으로 어린 학생들의 마음을 잡는 것은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행사도 중요할진 모르지만 그것 또한 역부족입니다. 깊이도 없이 마케팅과 테크닉적인 방법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장기적이지 못합니다. 명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디자인과 바느질만을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물론 경쟁이 없어야 합니다.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자신만의 특화된 상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경쟁을 하면 자본이 많은 곳을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처음 이야기한 것처럼 식당을 차리는데 장소와 시설 그리고 맛과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맛도 없는 식당에서 마케팅을 하게 되면 그만큼 소문도 빨리 나서 머지않아 손님의 발길이 끊깁니다. 하지만 그런 것만 가지고는 잠재적인 손님을 만들어가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성인이 별로 없는 국내 무술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커리큘럼이 바꾸지 않는 한 성인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테크닉만을 바꾸거나 추가했다고 해도 크게 바뀌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교회에서 심리전과 마케팅을 사용하여 신자들을 모으게 되면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은 결국 비즈니스가 되어 구원은 가치를 가진 사업이 되어 결과적으로는 소멸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무도의 교육적 가치를 전달해야할 도장들이 마케팅에 물들게 되면 교육이 아닌 서비스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지금은 도장이 구청이나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업이 되어 있지만 70년대만 해도 교육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교육의 장 이었습니다.   


    결국 경영의 목적은 이익의 근원이 되는 고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지만 교육이 이윤창출을 위해 서비스만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교육적 가치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한 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현명해서 그런 것을 쉽게 알아차립니다. 


    중산층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부자 아니면 가난한 사람입니다. 가난한 사람의 기준은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나도 가난한 사람입니다. 세상은 3프로의 부자와 97프로의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하니까 가난한 것이 크게 서글플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만족하며 행복도로서 부자를 측정한다면 나는 분명 부자입니다.

      

    일본에 가면 도장의 위치가 골목 깊숙이 박혀있는 도장이 많은데 그 곳은 구멍가게를 차려도 손님이 없는 곳입니다. 경영으로 보자면 가장 기본인 장소가 틀렸습니다. 모든 장사는 제일 먼저 장소 선택에 공을 들입니다. 도장을 들어가 보면 너무 적어서 운동이 될까 할 정도인 도장도 많습니다. 시설이 형편없는 것입니다. 수련을 기다리는 회원들의 진지한 태도로 봤을 때 서비스하고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무도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부자는 테크닉만 배우면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타고 나는 것도 있지만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무도 도장이 끝까지 유지되려면 먼저 무도의 교육적 가치를 적극 찾아야 하고 경외심을 느낄 정도의 기술적 자부심과 함께 무도를 통한 성품의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몇 년씩 공부를 해야 알 수 있는 경영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3월6일 네팔(카투만두)에 다녀와서 다시 만납시다. 카투만두에는 레이져 부대와 경찰서, 그리고 도장에서 아이키도를 지도하고 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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