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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복 정도는 입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品位 2009. 6. 22. 23:07

     지난 일요일 부산에서 관장들과의 모임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다가 나를 만나고 나서 아이키도 도장으로 전향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한 단체를 이끄는 회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도복을 입고 함께 땀 흘리며 평범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었고, 수련을 시작하면서 '바로 이것이 내가 찾던 무술이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도주(道主)도 도장에서는 평범하게 우리와 똑같이 도복을 입고 운동하고 있고, 80을 바라보는 나의 선생도 함께 어우러져 운동하기 때문에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단체장들이 도복을 입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합기도가 더욱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단체장들이 지도하는 시간대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한국 합기도가 많이 망가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타 무술로 전향한 합기도장이 많았습니다.

     

    무술 단체를 이끄는 수장이라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몸이 노쇠해서 관절이 삐거덕 거린다 해도, 오늘밤에 생을 마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도, 가르치는게 예전 같지 않아서 자신이 없어졌다 해도, 예전처럼 몸 움직이기가 어려워 졌다고 해도 그래서 도복을 입기가 싫어도 그러한 마음을 경멸이라도 하듯 도복을 입고, 자신의 수련시간을 만들고 수련생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살아있는 지도자가 아니겠습니까? 


    사업가처럼 멋지게 양복을 입고 사무실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도복을 멋있게 입고 그리고 오랜 세월 숙달된 동작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고단자들에게 보여지기 창피하다면 초심자에게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진짜 무도인의 삶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업가가 아니라면 선생에게는 도복을 들고 찾아오는 제자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또한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나의 모습을 특별하게 봐주는 것은 한국에서만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들, 도복을 입지 않는 사람들이 한국 무술, 특히 합기도의 주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윤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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