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선생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수련에 대한 소개글 2009. 10. 15. 14:45

    지난 일주일동안 일본에 무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만났던 선생들이 참 많았습니다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만남은 후쿠시마현합기도연맹 회장이며 후쿠시마현무도협의회 이사장인 오이와케 7단 선생과 신부렌세이주쿠의 시라카와 7단 선생이었습니다. 물론 기무라 선생은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했습니다.

      

    기무라 선생과의 처음 만남은 4년 전 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페닉 현상으로 매우 혼돈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당시 아이키도를 그만 둘까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최고라고 하는 선생들이 기무라 선생 앞에서 너무나 초라해 보였습니다. 사실 내가 오늘 기무라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마음먹은 것도 이전에 혼돈스러웠던 것이 나름대로 많이 정리되었기 때문입니다.


    4년 전에 정말 대단한 선생을 만났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새끼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밀었는데 힘을 쓰지 못하고 넘어졌습니다.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부탁을 하고 발을 앞뒤로 넓게 벌리고 밀리지 않으려고 자세를 낮췄습니다. 그러자 선생은 가볍게 웃으시며 새끼손가락으로 똑같이 밀었습니다. 앞에서 버티고 있던 나의발이 들리면서 다시 뒤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후 훈련을 시작하면서 내 몸은 통제할 수 없는 비참한 모습이 되어있었고 힘이 들면 들수록 쾌감(?) 같은 것이 찾아 왔습니다. 기무라 선생을 만나면서 나는 행복해 졌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생을 만난 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하고 어쩌면 내 능력으로는 합기라는 것을 그저 일반적인 유명 선생들이 이야기하는 호흡력 정도로만 이해하는 수준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회원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일 지도 모릅니다. 그 다음은 다음세대의 몫이 되겠지요. 바른길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수준 높은 선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초빙을 하거나 찾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전에 일본에 갔을 때에 하타야마 7단 선생이 집으로 초청을 해서 함께 저녁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을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한국인들이 도장을 찾아왔지만 오랫동안 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당연한 것을 가지고 나를 특별하게 봐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관계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에게 인자한 모습으로 친절하게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으로만 형성된 선생과 제자의 관계는 쉽게 끊어지고 맙니다. 그러한 관계는 기분이 조금만 틀어져도 등을 돌리고 맙니다. 그런 관계구조에서는 인자하고 기분 좋은 선생들만 존재하게 됩니다. 경영 비즈니스에서도 실력이나 특별함이 없을 때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뛰어난 방법은 자신을 인격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때에 선생이라는 사람은 고객을 대하는 경영자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초심자에게는 그러한 인자함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선생의 진정한 모습은 아닙니다. 


    선생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괴팍하고, 고약스럽기도 하고, 고집불통이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별의별 성격의 소유자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성격의 소유자들 중에는 진정 최고의 경지까지 힘든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괴팍한(?) 사람이 많습니다. 내가 만난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선생들이 하나 같이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정말 무서운 사람도 있습니다. 이번 일주일간의 여행에서 나는 발등이 왕창 벗겨지고 허리는 삐그덕 거리고 몸은 욱신거리며 머리는 지끈지끈  했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