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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기도 대토론회를 다녀와서 생각한 점들
    합기도 바로알기 2009. 10. 27. 11:47

      지난 25일 일요일 오후 2시 관악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합기도 대한체육회 가맹을 위한 대토론회에 와달라는 무예신문사의 연락을 받고 가 봤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국내합기도가 처한 현실을 보는 듯 했다. 현재 국내 합기도라고 하는 무술단체는 사단법인이 약 50개 정도가 된다. 그 많은 단체 중에서 위와 아래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고 있는 곳, 즉 뿌리를 정확하게 찾아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다시 말하면 일본에서 대동류유술을 어느 정도 배웠는지 아직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최용술 선생이라는 분으로 인해 합기도가 탄생했다고 말하는 곳과 그분에게 배운 지한재 선생이 부족한 부분을 발차기로 접목시켜 최초로 합기도라는 명칭을 만들었다는 곳이 있는데 이것이 한국 합기도 탄생에 큰 두 틀을 이루고 있다고 말들을 한다.

     

      그렇다면 국내 50여개의 합기도 사단법인은 그 두 틀 속에서 나왔다고 봐야 하는데 어느 단체가 그 뿌리를 명확하게 연결해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다시 말한다면 한국의 합기도는 스승과 제자간의 연결 관계가 불분명 하다는 것이다.

     

     이번 대토론회에서는 합기도를 무술인의 시각과 사업가의 시각에서 보는 두 가지가 전부였다. 사업가는 합기도를 브랜드가 가진 가치 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았고, 무술인은 스승과 제자간의 망가져버린 지금의 합기도 실태에 가슴아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불어 사업가가 합기도의 수장이 되는 것에 대해서 몹시 걱정하는 듯 했다.

      토론회에 관중석은 일선 관장 사범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아마 이번 토론회에서 합기도 원로라고 하는 협회장들이 하나로 뭉치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합기도는 GAISF 국제경기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국제합기도연맹이 있으며 합기도는 42년도에 일본정부에 의해 등록이 되었다. 동양의 무술은 조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으나 IOC 올림픽이 생긴 이후 동양의 모든 무술이 IOC의 룰에 맞춰서 경기를 시작했다. 합기도는 시합을 하지 않는 것을 지킴으로 해서 시합이 없는 무술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GAISF에서도 경기를 하지 않는 합기도와 같은 종목을 위해 2010년 베이징에서 최초로 무술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앞으로 대한체육회에 가맹만이 합기도 도장이 살길이라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을 달리한다.

      2차 세계대전이후 합기도는 유도의 회원 수를 능가했으며 검도의 회원 수를 거의 육박해 가고 있다. 그것은 경기 때문이 아니다. 합기도는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합기도는 동구권을 비롯해서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본 합기도에는 전 수상과 많은 국회의원들이 임원으로 있다. 만약 한국에서 지금의 합기도를 가지고 국제무대에 나선다면 아마도 정치적으로 비난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합기도와 아이키도를 다르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공수도와 가라데가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합기도가 대한체육회에 가입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일선 합기도 관장들을 생각한다면 일본 합기도를 받아들여야 한다. 끝으로 원로 선배님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마음을 열고 일본 합기도를 받아들여서 함께 손을 잡고 갔으면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한 전부이다. 단상에 앉자있는 단체장들은 기분이 많이 불편한 것 같았고, 사회자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말로 대한체육회 가입이 성사된 이후에 논해도 될 것이라고 나의 발언을 축소해 버렸다. 사회자는 비 합기도 인이었고 합기도의 본질을 이해 할 수 없다. 앞으로 합기도의 미래는 명확해 진 것 같다.


    만약 역사성을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는 합기도가 대한체육회에 가입된다고 하면 모든 기술은 경기를 위한 단순한 주먹질과 발차기가 대세를 이룰 것이 분명하며, 합기도는 베드민턴과 같은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정치인이나 사업가가 합기도를 대표하게 될 것이고 사범은 명칭만 있을 뿐 코치가 되며 나이 많은 원로들은 더 이상 스승으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모든 합기도 도장은 선수 양성소로 태권도와 경쟁 할 것이다.

     

      대학에서는 엘리트 체육으로서 합기도를 받아들이지만 학생들은 더욱 혼동만 가중될 것이다. 대한체육회에 가입된 단체는 진짜 합기도가 되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 취급을 받게 된다. 결국에는 국제경기연맹 GAISF가 인정하는 합기도와 대한체육회에 가맹된 경기하는 합기도만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두 개의 큰 틀을 이룰 것이 분명하다.

     

      만약 이번에 국내 합기도가 대한체육회에 가맹이 안 된다면 훗날 국제경기연맹에서 인정하는 합기도가 전국 규모로 확대되어 대한체육회에 가맹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대한합기도회와 함께 손을 잡겠다는 전국 규모의 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이번에 대한체육회에 경기를 하는 합기도가 채택되었으면 한다. 그것은 경기를 하는 합기도와 하지 않는 합기도의 정확한 구분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없이 끝난 이번 토론회에서 보인 단체장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 스스로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자리에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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