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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단을 함부로 주지 않는 이유
    氣位 2010. 3. 30. 11:52

    승단을 함부로 주지 않는 이유


      고등학생인 조카가 태권도 5단을 승단한다는 말을 듣고 좀 놀랐다. 국내에서 공신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단증은 대한유도회와 대한검도회, 태권도는 국기원에서 발행하는 단증이 그나마 좀 나은 편이라는 그동안 나의 생각을 뒤집는 것 같다.

      

      단증이라고 하는 것은 기술의 단계적 발전과 함께 나타나는 그 사람의 품성이다. 그리고 그 단을 수여하는 스승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해 보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하고 있는 합기도(Aikido)의 예를 들어 보겠다.


      합기도는 창시자가 있고 대를 이어가는 도주(道主)가 있다. 합기도 단증은 도주가 수여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을 도주에게 추천만 할 뿐이다. “이 사람은 당신(道主)이 정한 기준에 합당한 실력과 품위를 갖추었다고  생각되어 승단을 추천합니다!”


      내 위에 선생과 또 그 위에 큰 선생이 생각하고 있는 기준이 있다. 승단을 주고자 할 때에는 그런 선생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승단을 통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국내 승단 제도는 스승을 헤아리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협회가 단증으로 장사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중이 스스로 머리를 깍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스승이 출가한 제자의 머리를 깍아 준다는 대서 유래된 말이다. 스승도 없이 자기 스스로 머리를 깍고 스님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스승을 모시는 무도(武道)도 이와 같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어린이에게 승단을 시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유치원아이에게까지 승단을 시키고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심신 단련을 통한 정의를 부르짖는 무도인들이 돈벌이 수단으로써 승단을 준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단증이 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면 직업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아니라면  승단을 시키고자 할 때에는 위에 큰 스승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이다. 제자라면 스승의 뜻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협회라는 곳은 단증을 도매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 올바른 길을 계몽하고 그 길을 믿고 따르고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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