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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단 - 함께 오르는 길
    氣位 2009. 7. 15. 23:12

      ‘합기도신문’을 보내다 보니, 정말 많은 국내 합기도 도장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도장 업을 돈을 벌기위한 사업으로만 생각하게 되면 도장은 마케팅으로 무장하게 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온갖 재주로 회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지만 성인들이 거의 외면하는 국내 도장들을 볼 때에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크게 확산했던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합기도(Aikido)가 일본 전역에 알려지고 뿌리를 내리기 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금 전세계 85개국에서 160만 회원이 수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반해서 최근 새로 조직된 국내합기도 단체에서는 700만 회원이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실 짧은 시간에 크게 된 것은 짧은 시간에 와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술도 마찬가지이고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합기도는 지도자를 만드는데 20년 이상의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가끔 내 도장을 찾아오는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보면 순서만 외우면 다 되는 것처럼 깊이가 없는 기술과 생각으로 굳어있는 것을 많이 보곤 합니다. 짧은 시간에 사범이 된다면 부실한 지도자가 많아질 것이고 그들이 보이는 깊이 없는 기술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실망할 것입니다. 맛없는 식당에서 마케팅을 하면 맛없다는 소문이 몇 배로 빨리 퍼집니다. 더 이상 올라갈 것도 없고 뒤따를 선생도 없다면 다 끝난 것입니다. 그것을 붙잡고 미련을 갖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도 없을 것입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선생이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선생을 바라보면서 뒤따라 올라가는 제자들이 있습니다. 그 뒤를 또 따라 오르는 학생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합기도라는 계단입니다. 아니 그것은 무도입니다.

     

      학생이 선생이 서있던 계단까지 열심히 올라갔더니 올라온 것만큼 선생은 더 높이 올라가 있습니다. 선생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껏 올라온 것에 만족해 버리고 더 이상 오르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뒤 따르는 제자는 선생의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오를 계단도 없고, 더 이상 올라가 보려고도 하지 않는 합기도 선생에게 제자가 더 가르쳐 달라고 애원하자 그 선생은 모든 무도는 같은 것이니 종목이 다른 무술도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그럴듯한 설교를 했습니다. "길은 달라도 정상은 같은 것이다!" 그 말을 믿은 제자는 태권도, 중국무술, 검도, 격투기, 유도(유술)를 열심히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는 것은 많은데 전문성이 없는 그는 자신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두가 땀을 흘리며 끊임없이 선생의 뒤를 따라 노력하며 올라가는 것이 진정한 합기도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같은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며, 나 또한 앞서가는 선생의 뒤를 따라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정상에 도착하지 못하고 쓰러질지도 모르겠지만 앞선 스승들이 그랬던 것처럼 올라가는 것을 포기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그 뒤를 따르는 제자는 앞서간 선생의 높은 계단를 조금씩 천천히 올라올 것입니다. 이런 것이 훈련이라고 하는 게이코(稽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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