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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에
    과거스토리 2009. 11. 11. 19:00

     며칠 전 회원들과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웃은 적이 있습니다. 소설로 써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해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볼까 합니다.

    나는 2대째 도장을 운영해 온 사람입니다. 사실 무도라는 것도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했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매가 무서워서 운동을 했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그것이 나의 운명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이것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있습니다. 지금부터 이야기는 옛날 오래전 이야기 입니다.

      

      몇 년 전인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영동사거리에 영화배우가 운영하는 인원 6명밖에 없었던 도장을 인수 받아 운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일격필살’을 외치며 야구 방망이를 정강이로 격파하고 회원들에게는 발이 부러지던지 아니면 방망이가 부러지던지 정신력으로 격파하라고 엄포를 주던 때였습니다. 모든 승단 자는 야구 방망이를 깨야만 유단자로 인정했습니다.


      나름대로 격한 운동을 좋아하던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해외 유명은행 한국 지점장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열심히 수련을 했는데 초단을 받을 때가 되어서 심사를 실시하는데 지점장인 아버지가 참관을 한 것입니다. 그 당시 유명했던 패션그룹의 회장 아들도 함께 승단심사를 했습니다. 물론 아버지인 회장도 함께 합석했습니다.       


     드디어 심사 마지막으로 야구 방망이 격파가 있었습니다. 있는 집 귀한 아들들이라 격파 할 때 아프지 말라고 발목에 두꺼운 보호 아대를 착용시켰습니다. 첫 번째 패션그룹 회장 아들이 긴장을 하고 괴성과 함께 발을 휘둘렀습니다. ‘쩍’하고 갈라졌습니다. 야구 빠다는 각기목처럼 똑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나뭇결을 따라 갈라지는 것이 많습니다.


     은행 지점장 아들이 나왔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드디어 찼습니다. ‘딱’하는 소리가 둔탁하게 들렸는데 방망이와 정강이뼈가 어설프게 부딪친 것입니다. 발을 절뚝거리며 나오는 아이에게 나는 더 강하게 차보라고 인상을 썼습니다. 내 말이 무서웠던지 그는 내키지 않는 발길질을 다시 했는데 두 번째도 부러지지 않았고 아이는 거의 장애인 수준으로 절뚝거렸습니다. -여기서는 웃지 마시길 바랍니다. 당사자는 너무 괴로웠을 것입니다-


      한번은 서울에 있는 공수부대에 손중사라는 사람이 멋진 대한민국 베레모와 공수복을 입고 찾아왔습니다. 왜 왔냐고 물어보니 격투기협회에 전화 했더니 내 도장을 가르쳐 주며 그곳에 가면 격투기를 제대로 배울 수 있으니 가보라고해서 왔다는 것입니다. 격투기 참피온이었던 나는 자존심이 있는지라 그의 도전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도장에 선수가 한 명 있었는데 그와 대련을 해 보라고 했습니다. 공수복을 입은 그대로 시합을 하는데 도장에 선수가 두려웠는지 손중사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고 도망가듯 물러서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 내가 좀 다혈질 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났습니다. 드디어 관장인 내가 나섰습니다. 그가 자세를 낮추며 겨루기 자세를 잡는 모습이 북한의 격술 같은 자세였습니다.

      앞에 나와 있는 허벅지를 사정없이 찾습니다. 한 대 맞은 그는 자신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면서 주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많이 맞아 봤지만 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 입니다!’라고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그의 부대는 태권도에서 더 강할 것 같은 특공무술로 바뀌었고 시합을 해보니 태권도를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나서 더 보완된 백호무술을 만들어 수련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부대는 이후 격투기로 바뀌었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 들었습니다.     

      

      한번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오성일이라는 사범이 찾아왔습니다. 요즘 말하는 도장 깨기라는 것을 하러 온 것입니다.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아마 그 여자에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온 것 같았습니다. 왜 왔냐고 물어보자, 여기가 실력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련한번 하러 왔다는 것입니다. 눈도 게슴츠레하게 뜬 그가 말하는 폼이 좀 이상했지만 가만히 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전광수와 박의순이가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나중에 모두 격투기 참피온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초짜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키가 좀 큰 전광수를 붙여서 시합을 했는데 뭐에 놀랐는지 도망만 다녔습니다. 상대가 키가 커서 그런가 하고 이번에는 키가작고 실력이 없는 박의순이와 시합을 붙였습니다. 초짜에게도 쩔쩔매며 도망을 다니고 있는 그에게 ‘너 뭐를 믿고 왔냐?’고 나무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그는 격투기에 입문해서 열심히 훈련을 했습니다. 아직도 눈은 게슴츠레하고 까부는 모습은 똑같은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하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스승님이 하고 있는 아이키도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네가 아이키도를 하면 손발을 모두 부러뜨려 버릴 테다. 아이키도 할 생각 말고 무에타이나 열심히 훈련해서 대한민국에 1인자가 되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 나름대로 무에타이에서는 좀 알려진 모양입니다. 게슴츠레한 눈을 가진 자를 아이키도의 순수한 제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진담이 약간 섞인 농담입니다. 하하-


      서울대입구에서 아이키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을 때입니다. 한사람이 찾아왔는데 태도는 삐딱하고 말은 불손한 합기도 관장이었습니다. 그는 지도자 교육을 원하며 나에게 금전적인 흥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합기도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물어보자 그는 배울 것은 다 배웠다고 했습니다. 발차기도 잘한다고 해서 나는 그에게 허벅지와 옆구리를 내밀며 힘껏 차보라고 했습니다. 그의 발차기는 전형적인 태권도 발차기였습니다. 내가 차 볼 테니 똑같이 버텨보라고 했고 찾아온 손님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살짝 허벅지를 찾습니다. 그는 그 정도에도 충격을 받은 듯했고 눈이 풀리며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해 버렸습니다. 옆에서 수련하고 있던 아이키도 회원들이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거의 20년 이상 된 옛날 경험담에 모두들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며칠 전 켈리포니아에 도장을 오픈한 그 옛날 제자였던 관장의 이메일을 받고 그당시 내 모습이 어떠했는지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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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있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기뻐하고 있습니다. -중간 생략-

    제가 관장님에 대해서 많은 말을 했기에....무서운 분이라고....

    아무래도 전 무섭게 운동을 배웠기에...지금은 아니시죠...사진속에 있는 관장님은 너무 온화해보여서요..

    지금 관장님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부러운데요...  

    -켈리포니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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