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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싫어 하는가?
    品位 2009. 12. 16. 15:30

    한국 사람들은 일본무술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왜 그런지 모를 리는 없지만 한번 집어보고자 합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에 검도와 유도 그리고 공수도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자료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학교 수업시간에도 검도를 가르쳤을 정도로 검도는 그 뿌리가 깊게 내려있었습니다. 유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8,15 광복이 되고나서 일본무술을 드러내 놓고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일본과의 국교가 정상화 되었던 초기에는 검도와 유도 도장이 거의 없었습니다. 공수도는 태수도 수박도 당수도라는 변형된 명칭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태권도로 흡수되면서 국기로 정착되었습니다. 검도와 유도는 일본 것이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우리문화가 일본으로 건너간 것처럼 검술도 넘어갔다가 다시 가져온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검도복인 하카마의 끈을 찍찍이로 바꾸고 허리를 받치는 요판을 없애는 등 지금도 일본 색을 없애는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도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세계인의 무도가 되었기 때문에 크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보여 집니다. 검도는 최근 GAISF(국제경기연맹)에 가맹이 되었고 이어서 올림픽에도 들어갈 수 있는 가능 종목으로 국제적인 인기와 더불어 발전을 더하고 있습니다.      

     

     왜 검도나 유도 같은 일본무술을 하면서도 일본이라고 하면 싫어할까? 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일본이 싫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굳이 36년간의 일본 강점기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한일 동반자 관계를 떠들고 있는 지금에 와서도 사실 일본의 새로운 무도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듭니다.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상 무술을 싫어한다고 말하기에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럼 뭘까요? 경쟁은 할 수 있어도 일본을 선생으로 모시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내면에 깔려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대중화 되지 않은 것 중에는 아직도 사무라이 정신이 깃들어있는 일본 고류쪽 무술이 한국에서 정착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생각 없는 젊은이들이 일본 것을 무조건 좋아하고 충성을 하듯 매달리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선생에 대한 예의는 잘 지켜야 하겠지만 그 정신만은 동등한 동반자 관계로 나타나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일본무술인 합기도(Aikido)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르치지만 위에 있지 않고, 가족과 같은 동반자 관계로, 서로 헤아려 도움을 주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그것 말입니다.

     

     수파리는 정상에서 또 다른 발전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선생은 제자의 발전을 돕는 것이지 위에서 지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일본을 싫어한다고 하는 말 속에는 위와 아래로 구분하는 것을 싫어하는 속뜻이 숨어 있는 것이고, 결코 우리가 그들의 아래 일 수 없다는 오랜 역사 속에 녹아있는 한민족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현대무도인 검도나 유도 그리고 합기도는 이제 일본 것이 아닌 세계인의 것이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한국의 합기도가 왜 일본합기도를 싫어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태권도처럼 명칭을 바꾸지 않으려면 검도와 유도처럼 일본을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검도와 유도는 일본을 선생의 나라로 생각지 않습니다. 위에도 아닙니다. 치열하게 경쟁은 하지만 멀리하지도 않습니다.

     

     합기도라는 명칭을 차용해 와서 전혀 다른 무술로 바꾸는 것은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 것은 무조건 싫다고 하는 것 보다 더 질이 나쁜 것입니다. 경쟁도해가면서 서로가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잘못된 것은 꾸짖기도 하고 가족과 같은 우애를 나누지는 못할망정 함께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성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이어서는 안됩니다. 거지처럼 매달려도 안되는 것입니다.   

     

     자유는 잃어버리는 것도 나쁘고, 빼앗기는 것도 잘 한 것이 아니며, 빼앗으려 해도 나쁜 것입니다. 잘못된 것은 지적해 주어야 합니다. 충분히 느낄 때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미워하는 마음은 이제 걷어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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