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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이는 눈물 흘리고 누구는 머릴 박다.
    합기도 바로알기 2010. 1. 6. 17:22

      오늘 아침 수련에서 타 합기도에서 10년을 수련했다는 입문자가 수련이 끝나고 나서 하는 말이 합기도가 이런 것인지 정말 몰랐다는 듯 “참담합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지난 12월29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무에타이’가 인정단체로 가입이 되었습니다. 무에타이는 내가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대한무에타이협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사재를 털어가며 태국에 트레이너를 초청하여 기술보급을 하고 대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통해 전국적인 수준을 높이고 법인체를 완성하여 뜻을 둔 후배들에게 댓가없이 넘겨준 단체입니다. 주변에서는 말리기도 했지만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무에타이협회의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대한체육회 정가맹을 위한 인정단체 승인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절차라 생각되어 집니다. 옛 제자인 격투기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생각되며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무에타이는 내가 이전에 격투기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을 썼던 무술입니다. 격투기를 할 때에는 좀 더 완전한 격투기를 하기 위해 입식타격기로는 세계최고라고 하는 무에타이를 적극 받아들인 것입니다. 

     

    본부도장에 작년 후반기 단체가입을 한 원주의 합기도 관장은 처음 본부강습회에 참여하고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그동안 알고 믿고 수련해왔던 기존 합기도를 생각하면서 참담한 심정에 눈물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도저히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길가에 멈추고 울었다고 합니다.


      나는 합기도를 거의 4살 때부터 시작해서 아이키도를 만나기전까지 거의 24년 동안 도장에서 안방처럼 숙식을 해결하면서 합기도와 살았습니다. 이후 합기도를 잘 못 배웠다는 것을 알았을 때 참담함보다는 화가 났습니다. 나는 화가 나면 머리를 박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참 많이 박았습니다. 가구를 박으면 가구가 박살났습니다. 한번은 상일가구를 부셔져라 박았다가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 다음부터 원목가구는 절대 박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은 한옥에서 살았을 때 대들보인 기둥을 박았습니다. 집이 흔들이고 천장에서 흙이 떨어져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나는 다시는 머리를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대들보는 너무 단단합니다. 머리 아픈 것은 참을 만 했는데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절대 박치기를 하지 않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참 현명합니다. 화가 나면 눈물을 흘리니 말입니다. ^^


     처음 누군가로부터 합기도가 시작되었을 때 기존 무술과 다른 특징을 살려야 했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정신을 지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체육관에서 신과 같은 존재로 군림하는 쏠쏠한 재미에 빠져서 자기들만의 성을 쌓아 버렸습니다. 처음 가르쳐준 선생을 멀리하고 더 나쁜 놈은 욕까지 하면서 앞선 선배들과 함께했던 도우들을 싹 뚝 잘라버리고 자신의 성을 협회라는 이름으로 쌓았습니다. 합기도라는 운동을 정말 좋아했다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정의도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을 심판하는 자도 없습니다.


    이제 합기도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들과 함께 망쳐지던지 아니면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호텔사장이 리더가 되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면 도장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합기도 관장들이라면 회원 모집이 수월하고 돈벌이가 좀 더 날 것 같은 무에타이도 함께 하면 좋을 것입니다. 사실 그렇게 하는 합기도 도장들을 많이 보고 있지만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둘, 셋씩 하겠다는 것은 욕심입니다.


    먼 훗날 참담한 심정에 눈물 흘리고, 박치기 하지 않게 하려면 정통한 조직을 찾아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좀 더 정통한 곳에서 함께 시작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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