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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도류’의 즐거움
    행사 후기 2010. 8. 9. 17:15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북진일도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북진일도류의 시작이 2001년 7월 이니까 정확히 9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9년 동안 무엇을 배웠냐고 물의면 간단하게 발도 조금하고 구미타치 5개와 고타치 5개라 할 수 있습니다.  9년 동안 배운 기술이 기껏 10개 밖에 안 되냐고 의아해 할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하나)이라는 글자가 암시하듯 일도류는 단순함 그 자체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라는 단순함 속에 수많은 내용이 감춰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회원들이 그 단순함에 지쳐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기술적인 변화도 흥미롭다 할 수 있지만 그런 회원들의 심리적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처음 구미타치를 배울 때는 초보자로서 숙지해야 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그 형태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단순한 움직임 하나가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 가지 기술을 가르쳐주고 그 속에서 일치되는 단순한 이치를 일깨워주는 것이 '아이키도'라고 한다면 북진일도류는 한 가지 기술을 가르쳐주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깊이를 깨달아가야 하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훈련 때는 가르치는 선생이나 선배는 후배의 기량에 맞추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후배는 감각적으로 선배의 기량에 압도당할 뿐입니다. 진검을 대신하여 목검이나 가검을 사용해서 수련할 때에는 선배가 항상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후배의 안전과 실력향상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죽도를 가지고 훈련할 때에 후배는 선배에게 '죽도'록 당합니다. 그것은 실제이기 때문입니다. 

     

      늘어나는 스프링을 위에서 바라보면 하나의 동그란 원이 보일 뿐이지만 그것을 다시 옆에서 보면 타원형이 나선을 그리며 위로 높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실력이라는 것은 바로 그런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깊이가 부족한 자들은 동그란 형태의 원을 바라보면서 오래 수련한 사람이나 그러지 않은 자신을 똑같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것은 단순함 속에 깊이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말하는 것으로 틀린 것입니다. 실력의 차이는 똑같은 동작에서도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커다란 차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일도류의 극의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나는 9년 동안 구미타치 5개와 고타치 5개밖에 안 배웠지만 그 속에서 수많은 깨달음을 얻고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학생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지만 잘 못 모두 다 배웠다는 자만에 빠지거나 선배들을 무시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또한 단칼에 생사가 갈리는 일도류의 성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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