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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급함은 평화를 해친다.
    品位 2010. 12. 20. 16:31

      (윤대현 무도 아카데미 대표)

     

      지난 토요일 본부강습회에 지방에서 타 종목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관장이었는데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조급해하며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종목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나 또한 그런 과정을 겪었던 사람입니다.


      한국만큼 쉽게 빨리 빨리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곳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그런 욕심을 가진 사람들은 많이 만납니다만 단기간에 자신이 평생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앞에서 조급해하는 관장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빨리 배워서 많은 회원을 모집하고 싶은 욕심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술을 대체로 빨리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배운 것이 오랫동안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잘 못된 것입니다.


      요리를 배우려는 사람이 요리 장인으로부터 끈기 있게 배우려는 생각은 안하고 찔끔 찔끔 몇 달 배운 것으로 식당을 차린다면 그 식당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 유행에 따라 이것 저것을 찔끔거리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빨리 배우겠다는 마음 한편에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쉽게 끝내려는 생각이 더 많습니다.


      나는 도장에서 평생을 자란 사람입니다. 물론 태권도나 무에타이 같은 투기종목에서 아이키도로 바뀌면서 많은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집도 팔아야 했고 자식들 교육보험도 해약해야만 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는 다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지금 시작한 사람들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졌지만 처음에는 너무 생소했기 때문에 힘든 과정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 당시 내 생각은 평생 무술만 해왔던 것을 바탕으로 조금만 바짝 배우고 익힌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선전하기 쉽고 이해시키기도 쉬웠던 투기 운동을 놔두고 선전도 어렵고 이해시키기도 어려운 ‘아이키’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나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이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 했었다가 이제는 평생 할 것을 뭐 하러 서둘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나를 여유롭게 했습니다. 이런게 평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제는 조급할 것도 없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마음에 평화는 여유로움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조급해 하는 관장들에게는 평생 할 것을 왜 그렇게 조급해 하냐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집중은 해야 하지만 서둘러서 될 것은 아닙니다. 조금 다녀서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오랫동안 머무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요리의 장인은 평생 요리만 생각합니다. 나는 도장을 떠난 삶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전에 기업인을 만났을 때에도 그랬고 지금도 주변에 능력 있는 많은 분들을 가까이 하고 있어도 나는 도장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것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은 빨리 끝나는 것입니다. 대체로 전문가는 오랜 시간을 두고 배우고 익힙니다. 나무에 열매가 열리게 하는 것은 거름도 중요하고 햇빛도 중요하고 적당한 수분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강습회에서 조급해하는 관장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기에 빨리 가르쳐주는 것인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머리 아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뭐든지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평화를 찾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평화로워 질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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