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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無刀)가 무도(武道)다!
    品位 2006. 2. 27. 13:32

    무도(無刀)가 무도(武道)다!

     

     

    진정한 검사란 가능하면 검을 뽑지 않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보여준 사람이 또 한사람 있다. 카미이즈미 이세노카미 노부쓰나(上泉伊勢守信綱)는 쓰카하라 보쿠덴과 동시대(同時代) 인물로 신카게류(新陰流)를 열어 일본 검술계에 신카게류 계통 류파들의 조상이 된 인물이다. 그의 신카게류는 야규우 신카게류(柳生新陰流), 도오군류(東軍流), 지키신카게류(直心影流), 타이샤류(太捨流)등 많은 자식 류파들을 만들어 내었으며 막부시대 말기 명망이 높았던 신토오 무넨류(神道無念流) 역시 그 뿌리를 신카게류에서 찾을 수 있다.


    노부쓰나는 쓰카하라 보쿠덴과 마찬가지로 쇼군을 지도하고 천황 앞에서 연무를 보일 정도의 명인이었으며 전국시대의 다이묘 다케다 신겐이 그 인물됨을 존경하여 그에게 자신의 이름 "신(信)"자를 하사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검으로 일본 전국에서 모르는 이가 없었던 카미이즈미 노부쓰나는 그러나 검은 빼지 않는 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검술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쓰카하라 보쿠덴의 가르침과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봐서 역시 명인들에게는 명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경지가 있는 모양이다. 여기에서는 카미이즈미 노부쓰나가 검을 빼지 않고 유괴범을 퇴치했다고 하는 일화를 소개하겠다. 이 일화는 훗날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일곱 명의 사무라이(七人の侍)"에서도 각색되어 나온 적이 있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카미이즈미 노부쓰나가 무사수행을 하던 중 한 마을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마을 한 곳에서 소동이 벌어져 있는 것을 보고 노부쓰나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한 강도가 한 집안에 들어가 아이를 인질로 잡고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강도의 손에 들려 있는 칼이 아이를 해칠까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고 아이의 부모들도 넋을 잃고 있었다. 사람들은 검을 차고 있는 노부쓰나를 보고 "사무라이님, 아이를 구해 주십시요"라 애원하기 시작했다. 범인의 손이 아이를 해치기 전에 무사의 검이 강도를 두 동강 내 주기를 바라는 모양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노부쓰나는 옆을 지나던 승려에게 잠시 가사(袈裟)를 빌려달라고 하였다. 승려의 모습으로 변장한 그는 검을 내려놓고 머리까지 삭발을 하였다고 한다. 노부쓰나의 솜씨라면 아이를 어떻하던지 구할 수는 있었겠지만 다른 길이 있다면 검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위험한 일은 택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완전히 승려의 모습으로 변장한 노부쓰나는 두 손에 주먹밥을 하나씩 들고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강도에게 자신이 아이에게 음식을 주려 들어왔다고 하고 주먹밥을 강도 쪽으로 굴려 보냈다. 한참을 굶은 강도가 그 주먹밥을 주워 먹자 노부쓰나는 나머지 한 주먹밥도 던져 주었다. 그러나 강도가 잠시동안 안심하고 두 번째 주먹밥을 주워들자 노부쓰나는 잽싸게 그의 손을 잡아 꺾어 손에 있는 칼를 빼앗았다. 쿠로자와 아키라의 영화에서는 노부쓰나가 강도를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강도를 마을 사람들에게 넘기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한다.


    검객이지만 검을 쓰지 않고 가능하면 더욱 안전한 길을 찾는 것이 검술의 극의(極意)라는 것을 자신의 "머리를 깎아가면서"까지 보여 준 노부쓰나는 확실히 무도(無刀)가 무도(武道)라는 것을 실천한 인물이다.-하남출판사의 '고류검술과 아이기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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