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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란 매너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합기도 바로알기 2008. 3. 21. 03:20

    무도란 매너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초청을 받아 갔을 때 일입니다. 덴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홈마 선생은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스시’점이 아닌 우동과 규동을 주 메뉴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차로 10여분 정도 떨어진 곳에 스시점이 있었습니다. 그 스시점을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려면 평균 30여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규모도 엄청났는데 주방일을 하는 사람만 100명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홈마 선생은 스시를 전문으로 하고 싶었으나 같은 일본인이 10여분 거리에서 스시 점을 하고 있는데 똑같은 종목으로 경쟁을 하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다는 생각에 스시를 뺀 다른 메뉴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일본무술하면 검도와 유도 그리고 공수도 마지막으로 합기도가 있습니다. 검도의 이전형태는 검술이며 수많은 고류검술 유파가 존재합니다. 유도의 옛 형태는 유술이며 이것 또한 많은 유파가 있습니다. 공수도는 원래 일본의 전통무술이 아닙니다. 이전에 중국영토였던 오키나와에서 유래되어 지금은 아시안 게임에 들어간 쇼트칸 가라데를 시작으로 교꾸신, 켄포등 몇가지 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합기도는 ‘검술’과 ‘유술’에서 유래되었지만 기존 검도와 유도에서 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만들어진 가장 새로운 무도입니다. 물론 가라데에서 하는 것을 따라하지도 않습니다.  


      합기도는 창시자가 존재하지만 창시자 사후 그 제자들에 의해서 몇몇 단체로 협회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명칭의 무도가 여러 단체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일본은 똑같은 수련체계 형태를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는 곳입니다. 각각의 다른 협회는 각각 다른 수련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협회를 옮기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고단자라해도 협회를 옮기면 초심자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무도단체들을 보면 똑같은 수련체계를 가지고 있는 검도협회가 수두룩하고 합기도는 좀 과장하자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국제적인 스포츠로 경기화된 유도나 태권도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착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경기화가 되지 않은 검도와 합기도는 혼잡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혼란스럽습니다.


      검도는 그 종주국인 일본에서 스포츠화 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무도로서 남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해외 검도인들이 오히려 나서서 올림픽에 넣기위해 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대한체육회에 가입되어 있는 ‘대한검도회’가 국내 검도계에 큰 힘을 발휘하며 대한민국 검도를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제는 합기도입니다. 합기도는 무도이지만 스포츠와 무도를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 의해 호신술 정도로 인식되어 똑같은 수련형태를 가진 수많은 협회가 난립하면서 사업으로 변질 되어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내 합기도는 그 과정의 절정기에 와 있습니다.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합기도가 갈 곳은 유도나 태권도 혹은 지금 검도처럼 경기화로 자리를 굳히는 것입니다. 대한체육회 가입에 대한 열망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부모가 있듯이 자기 혼자 스스로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기술과 전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기술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를 명확히 알면 부모를 버리는 패륜아가 아니라면 기술을 가르쳐준 선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하며 더욱 발전 시켜 다음 사람에게 계보를 이어주는 것이 무도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 성공을 꿈꾸고 도시로 상경하여 공장에 취직했던 사람이 오랫동안 먹여주고 기술 가르쳐주며 봉급 챙겨주었던 정든 회사와 사장을 배신하고 몇 푼 더 주는 곳으로 마음을 바꿔버리는 후진국형 사고가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처신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멸시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확한 흐름 즉 계보를 가진 스승이 없고 쉽게 관계를 끊어버리는 후진국형 처신을 하는 관계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합기도가 사분오열 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숭상하는 합기도 철학이 부재한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배운 스승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뿌리가 한 세대도 넘기지 못하고 사분오열 되어 협회가 난립하고, 같은 합기도를 하는 사람끼리도 일체성과 유대감을 찾지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뿌리가 없으며 수련체계 또한 자신의 협회와 도장이 다른 단체나 다른 도장과 무엇이 다른지를 구별하기 어려워 졌습니다.


      예를 소중히 하고 자신의 뿌리를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무도가 처음부터 잘 못되어 역사적, 철학적, 기술적 구분을 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럴 때에 해야 할 일이란 태권도나 유도처럼 대한체육회에 정회원으로 가입하여 일선 관장들이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힘 있는 조직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합기도 뿌리는 한명의 스승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계보가 정확하게 이어지며 합기도인 서로간의 기술적 철학적 일체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데 반해서 한국 합기도는 최용술이라는 분을 스승으로 한다고 말을 하지만 처음부터 그 계보가 명확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서로 간에 유대감이나 일체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뿌리가 불분명하며 합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조직이 없고 지금에 와서는 대한체육회라는 기관을 통해서 대표성을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검도와 유도가 다르고 공수도가 다른 것처럼 합기도를 먼저 만들어진 검도나 유도 그리고 공수도와 전혀 다르게 만드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스시’ 전문점 옆에 같은 스시 점을 차리지 않는 매너를 보여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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