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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질병 '시기와 배반'
    品位 2010. 9. 24. 18:30

      기독교 방송에서 장경동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유창한 말솜씨와 함께 직설적인 표현을 잘하시는 목사님이 한국인이 가진 가장 나쁜 고질적인 병은 시기와 배반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86년도에 일본에서 열리는 시합 출전을 위해 갔습니다. 동경에 있는 다이찌체육관에서 시합을 하면서 크게 놀란 것이 있는데 첫째가 서울의 장충체육관 보다 큰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의 규모와 열광하는 모습었습니다. 태국에 유명한 롱피니 무에타이 경기장에서 보았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태국에서 본 시합은 경마처럼 선수에게 돈을 걸었기 때문에 열광하는 것이었지만 일본에서 관중들이 열광하는 것은 그것과 다릅니다. 그때까지 한국에서 내가 보았던 가장 큰 무술시합은 국기원이나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태권도 경기가 고작이었습니다. 입장료도 만만치 않은데 수많은 관중들이 관중석 제일 상단 끝에까지 꽉 차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지금은 일본이 무도의 나라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을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한국의 무술 분위기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광복이후 시작한 한국의 무술도 이제 반세기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앞에서 장경동 목사님이 이야기한 고질적인 성격인 시기 즉 질투와 배반이 그 원인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 잘되는 것을 못 보는 성격이 그것입니다. 얼굴을 드러내 놓고 뭐라 할 수도 없으니, 익명의 인터넷 공간에서 온갖 악성 댓글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작 그런 이유로 인해서 인터넷이 세계최고로 발달한 나라라는 오명이 생기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무도는 선생을 만나는 것에서 부터 시작을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신이 어느 선생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무도를 업으로 하는 지도자는 자신에게 사사해준 스승이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 하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보십시오. 합기도계만 보아도 시기와 배반으로 선생과의 관계는 요원해지고 출처불명인 단체들만 수도 없이 생겨났습니다.

     

      협회장은 실제 운동과는 관계가 없고 사업적인 수완으로 조직만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제대회라고 하는 곳은 어린이들로 시골장터처럼 시끄럽기만 합니다. 소년체전이 아니라면 성인 수련생들로 메워져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성인들은 도장이라는 곳에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 된 것 같습니다. 깊이가 없는 운동에 오랫동안 빠져들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최근 총리의 자질을 검증하는 국회청문회에서 양파껍질처럼 계속 벗겨지는 범법사실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나쁜 놈들이 더 잘 사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나쁜놈들이 샴페인을 더 많이 터트리는 사회가 된다면 그들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것입니다. 시기와 배반은 서로가 윈윈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만약 한쪽이 이겼다 해도 서로가 입힌 상처로 인해 결국은 함께 쓰러집니다.

     

      배반을 하고도 무엇이 나쁜지를 모르는 이가 많습니다. 오히려 배반한 것을 합당하게 설명합니다. 그것은 종교에서도 이단이 더 완벽한 논리를 가진 것과 같습니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배반을 합리화 시키게 된다면, 성공을 위해서는 배반도 합당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배반으로 점철된 조직은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배반은 당한 자도 피해를 보지만 배반한 당사자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갖습니다.

     

      조직이 다르고, 선생이 다르고 운동이 다르다 해도 우리는 잘하고 있는 곳에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그들이 잘하는 것은 결국 무술 전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므로 크게 칭찬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기와 배반이 한국인의 고질병이라는 말이 목사님 입에서 나오지 않게 하려면 먼저 무도인(武道人)들이 바로서야 할 것입니다.

      

    (한강변을 달리면서 잘 못 본건가 해서 헨드폰으로 찍었습니다. 낚시를 하지 말라는 간판 같은데 낚시를 그곳 부터 하고 있어서 내가 한글을 잘 못 해석하는 것은 아닌지 잠 깐 혼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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