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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수란 고단자를 말한다.
    品位 2011. 3. 31. 17:04

     (78년 3단때 국기원에서 태권도 시합모습, 점프하며 발차기로 공격하고 있는 윤대현)   

     

     

     

     일본어 사전에서 고수(高手)를 찾으면 고단자(高段者)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고수는 고단자(高段者)라는 뜻입니다. 기술이 진화해 감에 따라 단위(段位)가 올라가고 실력이 높아지니 고단자가 되고 고수가 되는 것입니다.


     협회에서는 어떤 사람이 고단자가 되는 것인지 그 기준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고단자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회원들에게 인식 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합기도 8단을 옆에 두고도 "고수가 어디에 있는 거야?" 찾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고단자와 고수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고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TV도 고수를 찾아서라며 한몫을 합니다.  

     

     나는 태권도 5단 심사를 80년대 국기원에서 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가 태권도를 가장 잘하던 때는 3단이었던 70년대로 선수생활을 할 때였습니다. 그 이후 4단과 5단은 품세만 조금 달랐고 특별히 실력이 더 향상되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요즘 태권도 지도자들이 모이면 실력 향상을 위한 훈련보다는 도장운영에 대한 마케팅에 더 매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고수는 마케팅 잘해서 어린 학생들 많이 모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수의 기술은 살아있어야 하고 정신은 단련된 여유로움이 있어야 합니다. 태권도에 종사 하는 것은 매일 도복을 입고 나서는 지도자의 길도 있지만 후학들에게 태권도를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역할도 있습니다. 진정 후학들을 위한 교육을 걱정한다면 태권도의 참 고수가 누군지? 무엇이 다른지를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5단을 받고나서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6단 심사를 보자는 제안이 왔는데 내가 태권도를 계속 하면서 고수의 길을 찾았다면 분명 6단 심사에 응시 했을 것입니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이라 시합도 나가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나는 태권도에서 고수의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선수와 같은 몸놀림은 내 나이에 무리가 되고 품세만 연습하며 세월을 보내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누구를 본받아야 할지도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이전에 미국에 태권도로 유명한 이준구 선생은 팔굽혀 펴기를 제자리에서 100번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제자리에서 천천히 다리를 뻗어 올리며 옆차기 폼을 멋지게 보여주었는데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정말 대단했습니다. 나는 학생 때도 팔굽혀 펴기 100번 하고나면 다음날 팔에 근육통이 생겨서 힘들었고, 허벅지는 유도 선수 같아서 허공을 향해서 옆차기를 체조선수처럼 올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이준구 선생처럼 태권도 고수가 되는 것은 불가능 한 것입니다.


     대만에서 합기도를 처음 보고나서 첫눈에 내가 해야 할 것은 합기도(Aikido)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었지만 나와 비슷하게 생긴 해외 고수들이 많았고 깊이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나는 고수가 되지 못하고 끝날지도 모르지만 내가 했던 노력이 발판이 되어 언젠가는 해외에도 널리 알려질 고수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것입니다. 프랑스에 크리스티앙 티시에 7단이 그 예입니다. 질 높은 합기도를 원하는 자국민들에게 굳이 멀리 일본까지 가지 않고도 배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위에 따른 고수들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 시키는데 합기도(Aikido)는 인색함이 없습니다. 진화하는 합기도에서 5단, 6단, 7단, 8단의 차이를 분명하게 확인 할 수 있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품세만 하는 것은 체조처럼 운동이 될지는 몰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죽은 기술에 불과합니다. 품세가 기본이 되어 실전에 적용되어가는 변화무쌍한 표현을 가능하게 함으로 해서 마치 테크닉이 살아있는 것처럼 자유자제가 있어야 합니다. 훈련 중에는 서로 간에 교차하는 기운 또한 맑아서 말없이 언어를 교환하는 행위들로 훈련이 끝나면 서로 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무도가 사회에 적용되어가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이는 것이 바로 합기도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도란 단순 명료해야 합니다. 똑바로 하라는 것입니다. 단증만 고단자인 것은 가짜 고수라 할 수 있으며, 타인을 속이는 것이므로 사기꾼과 같은 것입니다. 협회는 사기꾼 양성소가 아니므로 고수의 기준도 없이 함부로 단증을 발행해서는 안되며 도장은 돈 몇푼에 승단을 시키는 양심없는 짓을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고단(高段) 승단을 희망하는 자나 주는자 모두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고단자(高段者)를 고수(高手)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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